파리에서 진짜 잘 먹었다 | 맛집 6곳 + 호텔 1곳 솔직 후기
달팽이 요리, 리츠 마들렌, 파리 옥동식까지 — 실제로 먹어본 사람의 생생한 기록
파리 여행을 준비할 때 제일 많이 검색하는 게 뭐예요?
맛집! 그리고 또 제일 정보가 엇갈리는 게 맛집이에요. “완전 맛있어요!“와 “기대 이하였어요”가 공존하는 그 묘한 세계.
그래서 저는 이 글을 느낀 그대로 쓸게요. 맛 평가, 가격, 분위기, 서비스, 그리고 추천 여부까지 솔직하게요. 센스있고 입맛 까다로운 두 모녀의 기준으로요.
Les Cocottes — 달팽이를 처음 좋아하게 된 곳
위치: 파리 7구, 에펠탑 근처
가격대: 요리당 20~30유로 선
사실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를 먹는다는게 처음엔 좀 망설여졌어요. 특유의 냄새가 있을 것 같고 식감도 낯설 것 같아서요.
근데 Staub 무쇠 팬에 에메랄드빛 허브 버터가 가득 담긴 그 비주얼을 보는 순간, 일단 먹어보자 싶었어요. 거기에 화이트와인, 오징어먹물파스타, 그리고 바게트까지.
먹어보니까 달팽이 자체의 맛보다 허브 버터 마늘 소스가 주인공이에요. 고소하고 진하고 마늘 향이 살짝 나는데 전혀 거부감 없이 바게트에 찍어 먹게 되더라구요. 오징어먹물 파스타도 진한 감칠맛이 있었고 화이트와인이랑 조합이 딱이었어요.
분위기는 캐주얼하고 아늑해요. 벽면 와인 진열장이 배경이 되어서 사진도 예쁘게 나와요. 인스타 감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매니저가 우리가 한국인인 걸 아셨는지 짧은 한국말로 말을 걸어주셨고 바게트도 두 번이나 리필해 주셨어요. 그 디테일 하나하나가 전체 경험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줬어요.
추천: 에스카르고 처음 도전하고 싶은 분들한테 딱이에요. 부담 없는 가격에 프렌치 비스트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사전 예약 필수.
Le Train Bleu — 파리에서 밥을 먹는 게 아니라 “경험”을 하는 곳
위치: 리옹역 2층 (Gare de Lyon)
가격대: 단품 30~50유로, 세트 메뉴는 54유로부터 120유로까지
저 여기 진짜 강추해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만들어진 이 레스토랑은 실제로 리옹 기차역 안에 있어요. 기차역 안에 레스토랑이 있다니 좀 이상하게 들리죠? 근데 들어가는 순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화려한 벨 에포크 양식의 프레스코화, 금빛 장식, 샹들리에가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마치 19세기 궁전에 앉은 느낌이에요. 분위기만으로도 이미 본전 뽑은 거예요.
우리가 먹은 건 허브 소스를 곁들인 생선 요리와 비프 타르타르였는데, 테이블 옆에서 직접 고기를 다듬고 소스를 완성해 보여주는 서비스가 진짜 인상적이었어요. 밥 먹는 사이에 쇼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음식과 곁들인 민트가 가득 올라간 모히토 칵테일도 비주얼이랑 맛 둘 다 만점이었어요.
추천: 무조건 가야 해요. 파리에서 눈과 입으로 맛을 느낀 감성적인 곳이었어요. 예약하고 가는 걸 강력 추천해요.
팁: 점심 메뉴가 저녁보다 약간 저렴해요. 기차역 안에 있어서 짐 들고 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Kimpton St Honoré Paris — 조식 때문에 아침이 기다려지는 호텔
위치: 오페라 지구, Boulevard des Capucines
등급: 5성급 부티크 호텔
1917년 아르누보 파사드를 살린 건물에 위치한 이 호텔, 들어서는 순간부터 남달라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Charles Zana가 아르데코 미니멀리즘을 테마로 설계한 깔끔하고 세련됐어요. 저희 방은 퀸 베드 하나인 코지한 사이즈였는데 엄마랑 딸이 쓰기에 딱 적당했어요. 단점이 있다면 뷰가 특별하지 않아서 창문을 활짝 열어두기엔 좀 아쉬웠어요.
조식 — 이게 진짜 이 호텔의 에이스예요
캘리포니아 컨셉의 레스토랑 Montecito에서 제공되는 조식은 뷔페식으로 먹고 싶은 것 다 가져오고 음료는 원하는 만큼 시킬 수 있어요. 매일 아침 진짜 프랑스 버터를 아낌없이 테이블에 올려줘요. 파리 유명 버터 브랜드 ‘보르디에(bordier)’ 버터에 바게트 조합은 아침마다 소소하게 행복했어요. 스크램블드에그, 연어 스모크, 아보카도 토스트, 크루아상, 마차 라떼, 생오렌지주스까지 — 조식 하나만으로도 숙박 금액이 아깝지 않았어요.
밤엔 같은 공간이 bar 로 변신해요
낮에는 밝고 모던한 레스토랑이었던 공간이 밤이 되면 조명이 바뀌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탈바꿈해요. 우리가 마신 건 에스프레소 마티니와 딥한 레드 컬러의 칵테일이었는데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아서 딸과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네요. 호텔 옥상에는 Sequoia 루프탑 바가 따로 있어요. 파리 360도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이번엔 날씨 때문에 레스토랑/바가 운영하진 않았지만 올라가서 파리의 멋진 야경과 에펠탑을 보았답니다.
장점: 위치 최고로 도보로 대부분 해결 가능하고, 조식 최고, 서비스 친절하고 빠름, 밤 바 분위기 힙함
단점: 방 뷰 평범함, 부티크 호텔이라 가격대가 있는 편
추천: 처음 파리 가시는 분들께 강추해요. 저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해결해서 부담이 덜했는데, 첫 파리 여행에 기억에 남는 베이스캠프가 되어줄 호텔이에요.
Ritz Paris Le Comptoir Cambon — 여기의 earl grey tea 한 잔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어요
위치: 38 Rue Cambon, 1구, 방돔 광장 바로 옆
가격대: 마들렌 3.2유로, 크루아상 3유로, 페이스트리 음료 9~12유로
리츠 파리가 운영하는 파티세리예요. 리츠 호텔 자체에 들어가는 건 예약이 필요하고 가격도 장난 아니지만 이 Comptoir는 조금 더 접근하기 쉬운 공간이에요.
카라멜 필링이 가득 든 밀푀유, 광택이 흐르는 여러다른 맛들이 커버된 마들렌들, 리츠 로고가 찍힌 살구빛 포장지까지. 사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에요.
저는 여기서 얼 그레이 차를 마셨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인생 차예요. 찻잎을 따로 사오지 않은 게 진심으로 후회돼요. 지금도 그 향이 가끔 생각날 때 있어요.
마들렌은 초콜릿, 캐러멜, 레몬 등 다양한 플레이버가 있는데 진열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에요. 맛은 솔직히 리츠 마들렌보다 라뒤레(Ladurée) 마카롱이 더 맛있었어요.
추천: 파리에 갔다면 한 번은 꼭 들러서 차 한 잔 마시고 오세요. 관광지라기보다 파리의 럭셔리한 일상을 잠깐 훔쳐보는 느낌이에요.
Ladurée 마카롱 — 왜 이게 유명한지 직접 먹어봐야 알아요
1862년 파리 루아얄 거리에서 시작된 Ladurée는 160년이 넘은 프랑스의 럭셔리 파티세리예요. 마카롱 하면 라뒤레, 라뒤레 하면 마카롱이라고 할 만큼 대명사로 불리는 곳이죠. 하루에 무려 15,000개의 마카롱을 판다는 게 과장이 아니에요. 갔을 때 줄이 진짜 있었거든요.
저는 주로 선물용으로 샀는데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하나만 먹어봤어요. 근데 그게 실수였어요. 미국에서 먹어봤던 그 어떤 마카롱보다 훨씬 맛있었거든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본연의 내추럴한 맛이 여태 먹어본 것들과 레벨이 달라요.
팁: 최소 1인당 3개는 드세요. 선물도 사고 본인 것도 꼭 따로 챙기세요. 솔직히 리츠 마들렌보다 이쪽이 더 맛있어요. 가격은 비슷한데 만족도는 여기가 더 높았어요.
파리 옥동식 — 파리에서 먹는 돼지국밥이 이렇게 감동일 줄이야
위치: 파리 시내, Kimpton 호텔에서 도보 가능
메뉴: 돼지국밥, 해물완자
사실 해외 여행 가서 한식 찾는 타입이 아니에요. 근데 남편이 파리에 최근에 문을 열었다고 알려줬고 흑백요리사 출신 셰프님이 운영하는 곳이라서 궁금해서 가봤어요.
인테리어는 굉장히 심플하고 작은 사이즈였지만, 고급진 황동 소재의 식기들로 심플하고 깔끔한 분위기예요.
에피타이저로 나온 해물완자는 새로운 처음 접해본 단짠이 잘 어우러진 맛이에요. 파리에서 먹으니까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지 진짜 맛있었어요.
시그니쳐 메뉴인 돼지국밥은 황금빛 놋쇠 대접에 담겨 나오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인데 국물이 깔끔하고 돼지 냄새가 전혀 없어요. 파리까지 와서 이걸 이렇게 맛있게 먹을 줄 몰랐어요. 제가 집에서 재현해보려고 계획 중이에요.
그리고 자체 제작 사케도 딸과 같이 한 잔 했는데 잔이 너무 예뻐서 바로 찾아봤어요. 거창유기 방짜 양주잔인데 짠 했을 때 크리스탈보다 맑고 청명한 소리에 반해서, 바로 구매해서 지금도 집에서 즐겨 쓰고 있답니다.
추천: 파리에서 한식이 생각나거나 흑백요리사 팬이거나, 아니면 다른공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강추해요.
루브르 안 빵집 — 지친 다리를 달래준 레몬 타르트
루브르 박물관 1층에 있는 작은 베이커리예요. 화려하거나 유명한 곳은 아닌데 루브르 보다가 다리 아플 때 앉아서 커피 한 잔 하기에 딱이에요. 작은 박스에 담긴 레몬 타르트와 초콜릿 크루아상, 에스프레소 조합이 의외로 맛있었어요.
참고로 루브르 주변엔 Pierre Hermé, Angelina 같은 유명 파티세리도 가까이 있어요. 박물관 전후로 들리기 좋아요.
전체 정리 — 어디가 제일 좋았냐구요?
Les Cocottes: 에스카르고 입문용 베스트에 다 맛있음. 에펠탑 구경후에 꼭 들리세요.
Le Train Bleu: 파리 여행 최고의 럭셔리 레스토랑, 무조건 예약하고 가세요.
Kimpton 조식: 호텔 선택 이유의 50%는 이 조식이에요.
Ladurée 마카롱: 적게 산 걸 후회해요, 더 살 것.
파리 옥동식: 파리에서 먹는 국밥의 감동은 예상 밖이에요.
Ritz Le Comptoir: 럭셔리 분위기와 얼그레이 차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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